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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6/05/08 (4)
퇴행일기
어깨동무와 새소년, 그리고 소년 일간지 등으로 한창 만화들을 접했던 시기,나는 이런저런 곳을 다니며 조금은 신기한 책들을 파편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 책들은 바로 클로버문고.이 '클로버문고'라는 걸 처음 접한 것은 가끔 방문하던 사촌형의 집에서였다. 그 집의 어느 구석에 돌아다니던 '갈기없는 검은사자'라는 만화책. 조금은 독특했던 것이 당시 다른 만화책들이 조금은 열악한 제본상태와 인쇄용지로 구성되어 너덜너덜한 분위기를 풍겼다면, 이 책은 무언가 만화책같지 않은, 세계명작동화스러운 형태를 지녔었다.이 '갈기없는 검은사자'를 시작으로 나는 친구네 집, 동네의 어느 이발소 구석, 학교의 학급문고 등에서 말 그대로 파편적으로 이 책들을 만나게 된다. '갈기없는 검은사자'의 표지에서 보이는 '235'라는 넘버링..
어깨동무와 새소년, 그리고 그 뒤를 이은 보물섬은 월간잡지 형태의 인쇄물이었다면, 다른 한 켠에는 매일같이 받아보았던, 혹은 받아보아야 했던 어린이 신문이 있었다.기억상으로는 소년조선일보와 소년동아일보, 그리고 소년한국일보 3종류가 있었는데,당시에 대한 기억으로는 담임선생님의 '매우' 강력한 구독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아마도 이 구독에 대한 어떤 실적 강요가 있었지 않았나를 어른이 된 시점으로 짐작하게 된다.명색이 신문인지라 대부분의 콘텐츠는 국민학교와 국민학생, 그리고 어린이 관련 각종 기사가 중심인 그야말로 신문이었다. 당연히 다이나믹한 무슨 이슈가 게재되는 것도 아니고, 매일마다 받아보는 신문에는 '바른생활스러운' 기사만 줄줄 나오니 일부러 돈을 내가며 이걸 받아볼 의욕이 샘솟았던 대상은 ..
지금은 아이들의 엔터테인먼트가 전자기기를 기반으로 한 영상물과 게임에 몰빵이 되어 있지만, 80년대만 하더라도 텍스트와 이미지 기반의 매체가 거의 대등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물론 매체 자체의 파워는 영상물이 더 강력하긴 했다. 아마도 그 강력함은 영상물의 콘텐츠 품질보다는 매체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반복적인 접촉을 할 수 없다는 특징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당장 너 만화영화 볼래 만화책 볼래라고 물으면 당연히 만화영화를 선택하는 이유는 VHS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만화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냥 스트리밍을 실시간으로 본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돌려보는 것도 안되고 나중에 보는 것도 안되는 환경에서 집중도가 남다를 수 밖에. 만화책을 포함한 출판물의 경우는 덮어 두었다가 나..
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본 것이 1981년 정도인데, 사실 그 때는 국민학교 입학 전이었던 시기였고, 정작 1982년 국민학교 입학을 한 이후로 한동안은 극장에 가보지를 못했던 것 같다. 그 시기 부모님은 식당을 개업하셔서 엄청나게 바쁘고 고생을 하셨던 시기여서, 그 이전 아버지가 직장에 출근하고 엄마가 전업주부였던 시기보다 시간적 여유는 훨씬 줄어들었기 때문인 거 같다. 사실 극장에 가는 건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집착할 정도로 욕구가 컸던 건 아니었던 거 같다. 지금도 영화 관람료가 비싸니 어떠니 말이 있지만, 그 시절엔 더더욱 비싸게 느껴졌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건 어린이인 나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1년에 겨우 한 두번이 다였던 시절이어서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건 꽤나 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