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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6/05/21 (4)
퇴행일기
80년대를 지나 90년대에 접어들면서 공중파 TV에 방영되는 해외 드라마는 더 늘어난 느낌이었다. 80년대 중반 이후 여러 미드들이 대박을 쳤으니 당연한 일일테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90년대는 나에게 공중파 미드들의 마지막 시대였다. 80년대부터 점점 보급이 확대되던 VHS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비디오를 빌려서 볼 수 있는 비디오 대여점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기 때문이다. 여전히 공중파는 강력한 미디어 파워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스트리밍 환경에 의한 본방 사수가 아니라 언제건 빌려서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는 시대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90년대 초중반까지는 공중파 TV와 거기서 방영되는 주옥같은 해외산 드라마들이 있었는데, 가장 먼저..
주말에 방영하는 단편 영화 말고도 TV를 지배하던 또하나의 한 축은 바로 '미드'들이었다.사실 이 '미국드라마'를 줄인 '미드'라는 용어 자체가 없던 시절이긴 하지만 이걸 카테고리화해서 지칭할 용어가 따로 없다.내 기준으로 80년대 미드는 크게 두 시기로 나뉘어진다. 구분 기준은 80년대 중반. 80년대 중반 이전까지의 미드들은 개인적으로는 so-so의 느낌이었다. 물론 이건 그 때 내가 절대적인 나이가 어렸기 때문이기도 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 시기까지의 미드들은 개별적으로 볼 기회가 있으면 재미있게 봤지만 본방사수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가장 먼저 기억에 떠오르는 건 '기동순찰대'. 경찰 바이크를 모는 두 명의 기동순찰대 요원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
단관 극장의 추억 어쩌구 얘기를 했지만, 사실 80년대까지 극장에 방문하여 개봉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비일상적인 일이었다.주로 극장을 갈 수 있었던 시기는 설날과 추석의 양대 명절 시즌이었고, 설날의 경우에는 얼마씩 받을 수 있었던 새뱃돈으로, 추석의 경우에는 모인 친척들이 단체로 몰려가는 식이었다. 대충 가족 단위나 친구들끼리 만나서 극장을 가는 것이 일상화되던 건 거진 80년대 후반이 되어서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그건 대충 그 시기에 전반적인 경제적 형편이 조금씩 풀려서일테고, 90년대 초반쯤에는 내가 청소년의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또래들끼리 극장을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희미해졌기 때문일테다.그 전까지 영화라는 매체를 일상적으로 접했던 경로는 당연 TV였다. 그 중에서 단연 일상적인 경..
멀티플렉스라는 용어도 이젠 세월에 밀려 그 용어의 신선함이 퇴색한 느낌이다.TV와 VHS라는 강력한 도전자들에게도 꿋꿋이 살아남던 극장이 이제는 엔터테인먼트의 후순위로 밀려나 있으니,백년 가까이 영상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왕좌를 지키던 주인공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지나간 단관 극장들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대구지역 단관 극장들의 탑티어는 단연코 한일극장이었다. 한일극장이 대구의 대표적인 단관 극장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그 위치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일극장의 위치는 동성로 남측 길의 진입구 코너에 위치하고 있고, 이 위치는 동성로 북측 길에서부터 남쪽으로 뻗어내려오는 형태로 발전한 동성로 상권 성장의 중심축에 있었다. 대중교통이 교통의 핵심이던 시절 한일극장은 시내버스에서 내려서 대구백화점쪽으로 이동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