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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오락실의 시대 - Part 4. 오락실 전성시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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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오락실의 시대 - Part 4. 오락실 전성시대

반환점 통과자 2026. 5. 29. 12:36

19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오락실은 적어도 국민학생-중학생들에게는 거의 일상의 한 요소가 되었다. 하교길에 산재했던 오락실마다 아이들이 드글거렸고, 하교한 뒤 다시 오락실로 달려온 이들까지 인산인해를 이루는 오락실도 종종 있었다. 대략 이 시기에는 절대적인 오락실 수도 증가하면서 일종의 오락실 등급(?)이 나뉘어지던 시대이기도 했다. 도심 핵심번화가를 중심으로 대형 오락실이 등장하기도 했고, 그 오락실에는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오락실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던 희귀 게임들도 찾아볼 수 있어서, 마음이 맞는 친구들은 이런 오락실로 원정을 가기도 했었다. 이미 게임당 단가는 50원에서 100원으로 인상된 시기이기도 했고, 가끔 대형 오락실에서는 200원씩 넣어야 하는 게임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의 시작 시기 즈음, 오락실에서 가장 히트한 게임은 '이까리'이다. 종스크롤로 진행하면서 다가오는 적들을 물리치는 이 게임은 가끔 등장하는 탱크에 탑승하여 더욱 강력한 화력으로 적들을 물리칠 수 있고, 아이템에 따라 총이나 수류탄의 화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정식 제목을 붙여놓은 경우가 많았지만, 때로는 당시 개봉작으로 크게 히트했던 '람보2'의 영향으로 '람보'라는 자체적인 타이틀을 붙여 놓은 경우도 많았다.

'다윈 4078'은 전형적인 종스크롤 비행 슈팅게임으로 게임 방식 자체를 흔한 형태였지만, 전반적인 게임 디자인이나 BGM등이 꽤나 독특했던 게임이었던 걸로 기억에 남아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약간은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강해서 그래픽의 톤이 낮은 계열로 구성되어 있고 주역 메카닉의 디자인도 전형적인 '우리편'의 느낌이 나는 디자인은 아니어서 마이너한 인기를 끌었다. 가장 독특했던 점은 진행과정에서 획득하는 아이템에 의해 주역 메카닉이 지속적으로 진화하다가 한방 맞으면 초기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는데, 진화에 따른 성취감과 상실감을 동시에 전달했던 게임이다.

동 시기에 나온 '슬랩 파이트'는 다윈4078과 거의 동일한 방식의 주역 메카닉의 진화 시스템을 가진 종스크롤 슈팅게임인데, 상대적으로 더 밝고 가벼운 느낌으로 더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최종 형태까지 업그레이드를 하면 거의 화면 절반을 채울 정도로 주역 기체가 커지는데, 화력이 강력해진만큼 피탄 면적도 넓어져서 그 형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아웃런'은 '폴 포지션' 이후 등장한 자동차 운전 게임으로, 단순한 도트 그래픽 덩어리였던 폴 포지션과 달리 훨씬 향상된 그래픽으로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전달했던 게임이다. 레이싱이 아니라 하와이 같은 휴양지 해변을 빨간 오픈카로 질주하는 내용이 매력적인 게임인데, 타임어택 방식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해당 구간을 통과하지 못하면 끝나는 식이라 많은 스테이지를 완주하지는 못하고 지속적으로 동전을 넣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엠파이어 시티'는 조금 독특한 게임이었다. 정면의 배경에서 마피아로 보이는 총을 쏘는 적들이 등장하는데, 조이스틱으로 조준점을 맞춰 적들에게 총을 쏘아 해치워야 하는 게임이었는데, 마치 뉴욕의 어두운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마피아간의 전쟁처럼 다크한 이미지를 주는 게임이어서 기억에 깊이 남아있다.

반면 '열혈경파 쿠니오군'은 뉴욕이 아니라 도쿄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혈투를 연상시키는 게임이었다. 엠파이어 시티보다는 뭐랄까 조금은 더 일탈적인 느낌이 들었던 건 주인공이 판타스러운 마피아가 아니라 일본의 고등학생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스테이지를 넘기면서 주인공은 고등학생 폭력배들과 폭력 여고생, 그리고 바이크를 모는 폭주족을 지나 종국에는 야쿠자로 보이는 이들과의 혈투를 벌이는데, 다수의 적들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게임이어서 꽤나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다. 그렇게 인기가 높은 게임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꽤나 즐겨했던 게임이었다.

'제일 브레이크'는 오락실 주인에 의해 '탈옥'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던 게임으로, 타이틀이 정확하게 번역된 몇 안되는 게임이다. 말 그대로 탈옥한 죄수들을 주인공 경찰이 제압하는 게임인데, 권총만이 아니라 때로는 바주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한 방에 해치우기 힘든 보스몹이 나타나는 등 역시나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이 게임 역시 무언가 어둠침침한 느낌을 강하게 주는 게임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이 시기의 헐리우드 영화들에서 이런 식의 미국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주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했던 거 같기도 하다.

'사이드 암즈'는 독특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게임이었다. 이 시기 두 명이 동시에 한 화면에서 협동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소위 '2인용'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 게임의 경우 2명이 각자 플레이하는 로봇들이 특정 아이템을 먹으면 '합체'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플레이어1과 2과 아이템을 각자 먹을 경우 누가 먹는가에 따라 합체하는 로봇의 형태가 달라지고 무기체계도 달라지는 등 나름 체계적인 배리에이션을 가졌던 게임이다. 다만 합체한 경우 두 명이 동시에 조종을 하고(먼저 조이스틱을 꺼는 놈이 주인) 총알은 합체 아이템을 먹는 플레이어만 가능해서 2명의 호흡이 별로인 경우 금새 해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로봇이 합체한다는 기믹으로 인해 인상깊게 남아있는 게임이다.

'자칼'로 타이틀이 씌어졌던 '특수부대 자칼'은 낙하산으로 착륙한 지프가 종스크롤로 진행하면서 등장하는 적들을 물리치면서 수용소에 갇힌 포로들을 수용한 뒤 착륙장에 대기하던 헬리콥터에 태워서 구출한다는 게임으로, 빠른 움직임과 시원시원한 슈팅감각으로 나름 재미를 주었던 게임이다. 스테이지 2 정도까지는 쉽지만 그 이상부터는 난이도가 꽤나 높아져서 더이상 진행한 경험이 잘 없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황금성'은 당시 열렬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황금성 내부를 횡스크롤로 자동 진행하면서 갑옷을 입은 주인공 기사가 각종 방해요소들을 처리하다가 스테이지별 보스들과 대결하여 승리한 뒤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인데, 조이스틱으로는 상중하로 방패를 움직여 날아오는 무기들을 방어하고 세 개의 버튼으로는 들고있는 칼을 역시나 상중하로 나눠서 공격하는 커맨드로 구성되었다.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조이스틱으로 방패를 상하로 빠르게 움직이면 그 움직임에 의해 전면에 날아오는 무기들을 자동적으로 방어하는 무지개 형상의 방어막이 일정시간동안 발생한다는 점과 들고있는 칼과 방패가 내구성에 한계를 가진 것들이어서 때때로 부서지고 부서진 칼이나 방패는 적들에게 승리하여 얻을 수 있는 점이었다.
이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스테이지 보스 중 등장하는 여기사와의 대결 때문이다. 주인공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스테이지별 보스들이 입고있는 갑옷과 칼, 방패 역시 내구성이 제한된 것들이어서 칼로 살짝살짝 쳐내면 칼과 방패가 먼저 부서진 뒤 갑옷이 벗겨져 나가는 방식이었는데, 여기사와 대결할 경우 정교한 스킬(?)로 여기사의 갑옷을 벗겨낼 수 있었다. 갑옷을 다 벗겨낸 여기사의 복장은... 때문에 누군가 이 게임을 여기사와 만나는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경우 이 게임을 둘러싸고 수많은 놈들(?) 우르르 몰려들어 환호성과 탄성을 질러대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다시 찾아보면 조악하기 그지없는 도트그래픽의 여성 상반신 나체 그림일 뿐인데, 국민학생 입장에서는....^^

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오락실 게임의 종류외 다채로움은 점점 더 증가하는데, 이 시기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플레이했던 게임 중 하나가 바로 '사이코 솔저'이다. 횡스크롤로 진행되는 게임에서 주인공 캐릭터를 4단으로 구성된 난간의 상하로 움직이면서 다가오는 적들을 해치우는 게임이었는데, 이 게임이 인상깊었던 건 게임을 진행하면서 흘러나오는 주제가 때문이다.

흘러나오는 주제가는 '제대로 된' 주제가였다. 동시기의 다른 게임들이 단순한 효과음과 짧은 BGM 위주로 구성된 사운드를 제시하는데 그친 반면, 이 게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제대로 된 '노래'였다. 물론 가사가 일본어였으니 당시 신비롭게 느껴졌던 일본 문화에 대한 판타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컴뱃스쿨'은 '사관학교', 또는 '훈련소'라는 타이틀이 붙었던 게임으로 신병훈련소와 같은 각종 군사훈련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주인공 캐릭터가 시간 내에 해당 프로그램을 돌파하거나 경쟁 NPC를 이겨야 하는 방식의 게임이었다. 조작 난이도가 꽤 어려운데다가  '올림픽'과 같이 정해진 스테이지가 있고 그걸 다 돌파하면 끝이 나는 게임이어서 장시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했던 아이들에게는 그닥 환영받지 못했던 게임이다.

'은하 임협전'은 꽤나 컬트적인 요소가 강했던 게임이다. 외계악당에게 납치된 연인을 구출하기 위해 종횡으로 움직이는 방식이야 큰 특징은 없었는데,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극대화된 '만화스러움'이었다. 게임 그래픽이 대놓고 코믹스의 느낌을 강렬하게 주고 있고 게임 플레이는 2등신의 SD캐릭터로 진행되지만 중간중간마다 등장하는 숏컷에서는 극화체의 멋있는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만화스럽고 애니메이션스러운 요소가 많았던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에 등장하는 적들과 NPC등도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고 코믹해서 내용은 진지하나 구성은 개그스러운 면이 많았던 게임이다. 인상깊게 남아있는 건 다다미방과 복도 등으로 구성된 어느 건물을 지나가다가 욕조에서 거품목욕을 하는 여성 NPC 앞에 주인공 캐릭터를 멈춰세우면 므흣한 표정으로 므흣한 감탄사가 나오는 등의 쓸데없이 세밀한 게임 구성요소들. 임협(任侠)이라는 용어가 일본에서는 야쿠자를 미화해서 지칭하는 용어라도 하니, 번역하면 우주 야쿠자 내지는 우주 깡패 정도가 되겠다.

'원더보이'는 당시 오락실의 메가 히트작 중 하나였다. 횡스크롤로 진행하면서 각종 장애물과 적들을 물리치면서 진행하는 이 게임을 많은 아이들이 즐겨서 했었다. 하지만 귀여운 스타일의 그래픽으로 구성된 게임을 그리 즐겨하지 않던 나는 그닥이었던 기억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사이킥5' 역시 개인적으로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5명의 가족 구성원 중 하나를 선택하고 때로는 캐릭터를 변경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이 게임 역시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SF나 범죄, 액션물에 더 관심이 있었던 나는 그다지 선호했던 게임은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더블 드래곤'은 나 개인뿐만이 아니라 당시의 모든 오락실 플레이어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메가 히트작이다. 납치된 연인을 구출하기 위해 횡스크롤로 진행하면서 등장하는 각종 적들을 격투로 물리치는 이 게임은 게임의 다채로움과 더불어 캐릭터로 구현하는 팔꿈치 공격이 일종의 만능 필사기에 가까운 것이어서 잘만하면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높은 인기를 누렸고, 어깨너머로 지켜보다 보면 최종 빌런과의 대결과 게임의 종결까지 목격할 수 있었던 게임이기도 하다.

이 시기 주로 중급 이상의 오락실에 일반적이지 않은 오락기계가 등장했는데, 그게 바로 '오퍼레이션 울프'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적군과 트럭, 기갑차량, 헬리콥터 등을 맞춰서 격파하는 게임인데, 이 게임은 조이스틱과 버튼이 아니라 화면 앞에 실제 총과 동일한 모형의 총이 있었고 그 총을 화면에 조작하여 플레이하는 방식이었다. 이전까지는 일반적인 인터페이스가 아닌 경우 대부분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의 이동수단이 전부였는데, 1인칭 시점으로 진행하는 슈팅게임이 등장한 셈이어서 쏠쏠하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오락실에 따라 추가요금을 받는 경우도 있었고 게임 난이도가 쉬운 편이 아니라 신기함에 비해 자주 플레이하지는 못했던 게임이기도 하다.

동시기 1인칭 시점의 독특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또하나의 게임이 등장했는데, 그게 바로 '애프터버너2'이다. 이 게임이 나왔을 당시 나를 포함한 상당수 국민학생들의 탄성을 자아냈는데, 국민학생 입장에서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기관총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체감형 게임의 끝판왕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임기계 또한 전용으로 만들어져서 꽤나 비싼 기계였던 걸로 추정되는데, 때문에 동네의 조그마한 오락실에서는 보기 힘들었고 몇 안되는 대형 오락실에서나 있던 게임이기도 했다. 겉으로 보는 비주얼에 비해 게임 진행의 인터페이스는 복잡한 편은 아니어서 기관총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버튼이 달린 전투기 조종간 모양의 조이스틱을 조종해서 정면에서 등장하는 적기들을 격추하는 방식이었다. 미사일의 경우 조이스틱의 조종에 따라 적기를 록온하여 발사할 수 있었는데 록온을 시키고 발사, 격추하는 맛이 국민학생에게는 꽤나 만족스러운 체감을 느끼게 해주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닌 계속 동전을 요구하는 게임이어서 장시간 플레이하기는 어려웠다.

'황금성'과 동일한 맥락으로 플레이어 주변에 아이들을 몰려들게 했던 게임이 '포켓 걸'이다. 포켓볼 당구 게임인 이 게임의 핵심적인(?) 특징은 스테이지를 넘길 때 그 점수에 따라 스테이지별로 배정된 여성이 옷을 벗어제낀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그 장면이 나올 때에는 주변을 둘러싼 이들의 탄성이 터져나오기도 했고, 점수가 부족할 경우 아쉬움의 탄식이 나오기도 했던 추억이 있는 게임이다. 

이 시기 우르르 나오던 게임 중 상당 흥행작들이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시노비'이다. 이 용어가 닌자와 같은 의미인지는 당시에는 몰랐고, 그냥 시노비라고 하니 그렇게 알 뿐 의미는 몰랐던 게임이다. 게임 방식은 큰 특징이 없지만 단순한 방식과 그리 높지 않은 난이도 때문에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블랙 타이거'도 그러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하나. 이 게임은 마스터 수준으로 파훼법을 통달한 아이들이 꽤나 존재해서 백원 동전 하나만 넣고 장시간 플레이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던 게임이다. 판타지스러운 배경과 열쇠나 포션, 갑옷과 무기 등을 획득하는 등 판타지 게임의 기초적인 요소를 갖춘 게임이었다.

'카르노브'도 유사한 형태의 횡스크로 액션 게임이었는데, 주인공이 멋드러진 히어로가 아니라 상체를 탈의하고 불을 뿜는 다소 이국적인 모습의 뚱뚱한 콧수염 남자라는 점이 특징인 게임이었다. 대충 저 특징의 캐릭터의 모티브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당시 국민학생 입장에서는 미국도 아니고 일본도 아니고 중국도 아닌 제3세계의 캐릭터로 느껴져서 꽤나 독특한 인상을 주었다.

'콘트라' 역시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 게임이었는데, 화면이 버티컬 형태인데도 횡스크롤로 진행되는 독특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횡스크롤로 진행되다가 다음 스테이지도 넘어가면 정면의 적과 총격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인터페이스가 바뀐다는 점이었다. 2인용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했는데 두 캐릭터의 비주얼이 조금 달라서 어떤 오락실에서는 '람보와 코만도'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1987년 말 즈음에는 추후 오락실계의 초대박 흥행작이자 게임계의 역사적 전환점이 된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전작인 '스트리트 파이터'가 등장했다. 처음 이 게임이 나왔을 때엔 게임 콘솔 자체가 전용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소수의 대형 오락실에만 존재했던 게임이었다. 주인공이 전세계를 돌면서 각 나라별 파이터와 대결하는 격투게임이었는데, 가장 큰 특징은 조이스틱과 버튼의 조합으로 다양한 기술을 시전할 수 있다는 점이었고, 무엇보다 '장풍'이라고 했던 '파동권'을 쏠 수 있다는 것이었다. 2인용으로 1인용 캐릭터는 '류', 2인용 캐릭터는 '켄'으로 2편과 연속성을 가지는 주연 캐릭터들이다.
비주얼이나 게임 방식, 그리고 기술 커맨드 등 상당한 흥행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높은 인기를 누린 게임은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기술 커맨드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한 시절이었고, 커맨드를 알더라도 제대로 먹히지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자연스럽게 난이도가 올라가니 흥미가 떨어질 수 밖에. 개인적으로는 조이스틱을 마구 돌리고 버튼을 연타하다 보면 파동권이나 승룡 용권선풍각 등의 시그니처 기술들이 발휘되는데, 이게 거의 운에 맡기는 식으로 작동되니 게임은 재미있는데 할 마음은 줄어드는 게임이기도 했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인기는 여전히 지속되었는데, 그건 아마 이 방식의 게임들이 이미 익숙해져서 스토리나 구성이 조금씩 다른 처음 보는 게임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닌자 가이덴'도 그런 게임 중 하나로, 주인공 닌자가 횡스크롤로 접근하는 적들과 보스들과 대결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타격기 외에 적과 공중에서 덤블링을 하다가 적을 잡아 던지는 기술이나 벽을 밟고 백덤블링을 하는 등의 액션이 꽤나 호쾌함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적에게 당해 게임이 종료된 후, 게임을 이어서 할 수 있는 카운트가 진행될 동안 넘어진 주인공 위에서 점점 내려오는 회전 톱날의 모습이 끔직하기도 하고 빨리 추가 동전을 넣어야 된다는 긴박감도 독특했던 게임.

'비질란테' 역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데,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몇 년 전에 수많은 이들이 플레이 해보았던 '쿵푸 마스터(스파르탄X)'를 연상시키는 게임 진행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스테이지별로 다가오는 잠몹들을 거쳐 스테이지 보스와의 대결을 거치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것이 꽤나 유사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때문에 몇몇 오락실에는 '이소룡 2'라고 써붙이거나, '쿵푸 마스터'의 주인공 캐릭터에 비해 다소 작달막하게 느껴지는 주인공 캐릭터의 특성 때문에 '성룡'이라고 타이틀을 붙이기도 했던 게임이다.

'수왕기'는 이런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게임 중 하나이다. 근육질의 캐릭터가 횡스크롤로 다가오는 적들을 무찌르다가 아이템을 획득하면 점점 덩치가 커지다가 종국에는 강력한 기술을 보유한 야수로 성장하는 방식이 독특하기도 했고, 이렇게 강력한 야수일 경우 게임 난이도가 상당히 낮아지는 효과도 있어서 장시간 플레이도 가능해서 인기가 높았을 것이다.

'체르노브' 역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데, 이 게임의 특징은 어디에선가 느껴지는 '쏘련스러움'이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의 모티브 자체가 당시 소련에서 발생하여 전세계적인 뉴스였던 '체르노빌 발전소 사고'였다고 하니 이 게임이 가지는 그래픽이나 BGM 등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동구권, 소련의 뉘앙스가 충분히 이해되기도 한다. 

'서유항마록'은 자연스럽게 '서유기'로 타이틀이 붙은 게임이었는데,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3개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여 좌우상하로 이동하면서 스테이지별로 등장하는 적들을 타격으로 해치우는 액션 게임이었다. 국민학생들에게 매우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게임인데, 그 이유는 적절하게 익숙한 지경에 다다르면 큰 문제없이 장시간 플레이할 수 있는 난이도였기 때문이다.

'카발'도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게임으로, 이 게임이 인기가 높았던 이유는 이동사격과 더불어 정지상태로 조준점만 변화시켜 사격할 수 있는 독특한 인터페이스와 낙법을 통한 회피 기술 및 앞에 설치된 장애물 등을 통한 방어, 아이템 획득 시 엄청나게 강력해지는 공격력 등 꽤나 장시간동안 플레이가 가능한 요소들이 많아서였다. 스테이지를 넘길 때마다 주인공 캐릭터가 보여주는 코믹한 모습도 주요한 특징.

이 시기, 나는 인근 번화가에 있던 대형 오락실에서 굉장히 비싸보이는 게임콘솔을 하나 목격하게 되는데, 그 게임콘솔에 탑재된 게임의 이름은 '어설트'였다. 탱크를 조종하여 진행하는 이 게임의 특징은 콘솔과 오락실 의자가 아니라 전면에 화면이 있는 전용좌석이 있고 그 좌석의 양쪽 옆에 사격 버튼이 달린 조이스틱이 달린 체험형 콘솔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대놓고 비싼 콘솔임에 틀림이 없던 이 게임은 오로지 그 대형오락실에서만 목격했었을 정도로 희귀했던 게임이고, 요금 또한 일반 게임의 3배인 300원에 달하는 비싼 게임이었다. 게임 인터페이스도 독특하고 훌륭했던 것이 좌우의 조이스틱은 탱크의 양쪽 캐러필러의 움직임과 동화되어 좌우 조이스틱의 조합에 의해 전진과 후진, 좌우회전을 하는 방식이었고 좌우의 조이스틱을 바깥쪽과 안쪽으로 움직이면 곡사 사격이 가능하거나 탱크가 잠시 하늘로 날아올라 시야가 넓어진 뒤 적의 위치를 확인하는 등의 다채로운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시 비싼 게임의 특성 상 높은 인기를 끌기에는 무리였던 게임이었다.

'스타디움 히어로'는 간만에 등장한 야구게임이어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팀 및 선수 조합에 따라서 무한정으로 플레이가 가능한 특징 때문에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한신 타이거즈로 추정되는 T팀을 고른 뒤 타율이 높은 선수 및 방어율이 높은 투수 등을 고르면 거의 무한정으로 점수를 낼 수 있어서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무한정으로 플레이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게임 자체의 흥미가 떨어져서 역설적으로 일정 이상의 인기는 못 끌었던 게임이기도 하다. 타율이 0.499였던 뚱뚱한 타자 캐릭터 덕분에 덩치가 큰 친구들의 별명이 사구구가 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던 게임.

당시 등장했던 스포츠 게임 중 인기가 높았던 게임 중 하나가 '슈퍼 발리볼'이다. 역시나 '배구'라는 타이틀이 붙기도 했던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오락실에 따라서 플레이하는 팀이 일본팀이 아니라 한국팀으로 변경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이다. 대충 알건 알만한 나이어서 대부분의 게임들이 일본산이라는 건 알고 있던 시절이었는데, 한국팀이 플레이어 팀이고 심지어 등장하는 선수들 이름도 마낙길, 장윤창 등 당시 유명한 배구선수들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꽤나 신기했던 게임이다. 추측으로는 이미 그 시기에는 일본에서 수입한 게임기판의 롬프로그램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어둠의 생태계가 마련되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아치 라이벌스'는 농구 게임이었는데, 이 게임의 특징은 일본산 게임이 판치는 오락실에 미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게임이었다는 점과 단순한 농구게임이 아니라 펀치 등의 반칙 사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소 컬트적인 인기를 끌긴 했지만 그리 높은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당시 예고도 없이 방영되어 수많은 아이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던 '에이리어88'의 인기에 힘입어 동명의 횡스크롤 비행 슈팅게임도 출시되었고 큰 인기를 끌었다. IP 자체의 높은 인기와 더불어 그다지 높지 않은 게임 난이도 덕에 높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천지를 먹다'는 삼국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데, 엄청나게 인기를 끈 게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선호했던 게임이다. 선호한 이유는 게임성 자체도 훌륭한 편이지만 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스틸컷들의 퀄리티가 매우 훌륭했기 때문이다. 삼국지라는 베이스 자체가 근본이 취약한 다른 게임들에 비해 많은 어드밴티지를 가진데다가, 게임 주인공들의 캐릭터나 스틸컷 등에서 드러나는 느낌은 이게 뭔가 별도의 만화책같은 기반 미디어가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게임은 게임 출시 몇 년 전에 출간된 모토미야 히로시라는 작가가 그린 동명의 만화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었다. 이 작가는 이후 한창 만화방을 다니던 시절 '멋진남자 김태랑' 등의 만화책을 보면서 알게 된 작가이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은 AFKN에서 방영되는 WWF 프로레슬링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인데, 이 시기에 맞춰 해당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게임이 오락실에서 선을 보여 역시나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이 환호하던 대부분의 레슬러들이 등장했고 1인 플레이와 함께 2인용 태그매치도 가능해서 많은 아이들이 달려들었던 인기 게임이었다. 게임 IP 자체의 훌륭함과 더불어 게임을 장시간 플레이할 수 있는 각종 팁이 있어서 더욱 인기를 끌었다. 태그 파트너 중 하나를 빅 보스맨으로 지정할 경우 상대의 체력을 짤짤이 공격으로 털어낸 다음 무한 반복 슬램 공격으로 가지고 놀다가 피니시에 도달할 수 있어서 최종 스테이지까지 손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

동년에 나온 '파이널 파이트'는 외부효과 없이 순수한 게임 자체의 높은 퀄리티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내 기억으로 이 게임은 향후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계보에서 역시나 중시조쯤 되는 위치를 가진 게임으로, 다수 몹들을 처리하는 도중 등장하는 각종 아이템과 별도의 무기, 가끔 등장하는 적당한 위력을 가진 중간 보스급의 몹, 그리고 스테이지별 보스 등의 구성과 주인공 캐릭터들의 차별되는 속성과 위기 시 체력과 맞바꾸는 필살기의 존재 등 이후 계속 유행을 지속했던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의 특징을 처음으로 정립한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그래픽도 훌륭했고, 난이도도 적당해서 어느정도까지는 순수한 노력만으로 진행이 가능했던 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비교적 쉽게 깨닫게 되는 파훼법 등 게임성 자체가 높은 편이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킹 오브 드래곤즈'는 이러한 횡스크롤 액션게임의 기본 형태에 판타지 스토리를 결합한 게임으로, 개인적으로는 게임성 측면에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완성판이라고 평가하고 싶은 게임이다. 전사, 성기사, 엘프, 마법사로 구성된 캐릭터별 특성과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지속되는 무기와 방어구의 업그레이드, 그에 맞춘 스테이지별 보스들의 지속적인 강화 등 훌륭한 게임성을 갖춘 게임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높은 게임성 때문에 거의 유일하게 몇 천원의 동전을 넣어가며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도달하게 만들었던 게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테이지를 거치면서 업그레이된 무기와 방어구는 동전을 더 넣어 연장하지 않으면 다 날아가는 아까운 것들이기 때문에 동전을 계속 넣게 되었던 것 같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훌륭한 게임성이었을거다.

1991년, 전세계 오락실 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게임이 출시되었다. 처음 출시되자마자 정신나간 수준의 폭발적인 흥행을 보였는데, 한참 뒤 인터넷 세상이 된 후 알고보니 이건 전세계적인 현상이었다고 한다.
'스트리트 파이터 2'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핵심 이유는 바로 플레이어 간의 대결이라는 새로운 방식 때문이었다. 이전의 게임들 역시 2인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모든 다인용 게임은 협동하여 등장하는 적을 함께 상대하는 것이었지 플레이어 간의 대결은 아니었다. 오락실에 가끔 비치된 에어 하키에서나 보던 플레이어 간의 대결이 전자오락실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은 곧 플레이어 간의 경쟁의식을 자극했고, 이 경쟁의식을 기반으로 한 플레이어들의 노력이 가미되는 등 흥행을 지속적으로 에스컬레이팅하는 요소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 80년대 후반부터 등장해서 이 시기 한창 출판되던 게임잡지에서는 캐릭터마다의 커맨드 기술들이 상세하게 소개되었고, 이 잡지를 들고와서 오락실에서 연습하는 아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요즘의 철권처럼 두 대로 나눠진 콘솔이 아니라 한 화면을 공유하면서 나란히 앉아 플레이하는 경우인데다가 높은 인기를 누려서 상당수의 경우 생판 초면인 두 사람이 대결을 펼치는 경우가 잦았는데 과열된 분위기로 인해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현장에서 플레이어 간의 '현피'가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2'는 아케이드 오락실의 정점을 표시하는 일종의 코너스톤같은 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인기는 몇년 동안 지속되었고, 후속작 내지는 변형작, 아류작들아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90년대 초반 오락실의 화려한 전성기는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쓰나미로 쓸려 나가기 직전의 마지막 불꽃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